KPI, 작년과 똑같이 쓰고 계신가요? 환경이 바뀌면 성과지표도 재설계해야 하는 이유

핵심 요약 하나, 성과의 종류가 달라지면 KPI도 반드시 함께 달라져야 합니다. 둘, 매번 같은 KPI를 반복해서 쓰면 성과가 만들어지는 원리를 다시 고민할 기회를 놓치게 됩니다. 셋, KPI 재설계는 위기 대응용 임시 조치가 아니라 성과관리의 기본 원칙입니다.

혹시 이번 분기 팀 KPI 시트를 열면서 "작년 것 그대로 가져다 쓰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보신 적 있으신가요? 실제로 많은 HR담당자와 중간관리자분들께서 이런 고민을 털어놓으십니다. 시장 상황도, 업무 방식도, 조직이 처한 국면도 분명히 달라졌는데 KPI 시트만큼은 매년 복사와 붙여넣기를 반복한다는 것이죠.
저는 지금까지 100건이 넘는 기업·개인 컨설팅을 진행해 오면서, 그리고 체계적 직무분석 방법론과 퍼포먼스라는 책을 쓰면서 이 질문을 정말 자주 받아왔습니다. "KPI를 새로 도출해야 할 때가 된 건지, 아니면 그냥 예년처럼 유지해도 되는 건지 어떻게 판단하나요?"라는 질문인데요. 오늘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HR담당자와 중간관리자분들이 현장에서 바로 적용하실 수 있는 형태로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여러분들도 한 번쯤 이런 경험 있으시죠? 성과평가 시즌마다 작년 양식을 열어서 목표 숫자만 살짝 올려 잡고 그대로 제출하는 경험 말입니다. 사실 이렇게 되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새로운 KPI를 도출하는 작업이 생각보다 품이 많이 들고, 무엇보다 '지금 이대로도 문제없어 보이니까'라는 판단이 앞서기 때문이죠. 하지만 이 판단이 바로 성과관리를 서서히 무력화시키는 출발점이 됩니다.
환경이 바뀌면 왜 KPI까지 바뀌어야 할까요?
KPI는 성과를 측정하는 도구일 뿐이고, 그 앞에 있는 진짜 실체는 '성과' 자체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성과의 종류는 환경에 따라 계속 달라집니다. 환경이 달라졌는데 측정 도구만 그대로 두면, 정작 지금 중요한 성과는 아무것도 판단하지 못하는 셈이 되는 것이죠.
예를 들어 식당의 KPI를 떠올려 보겠습니다. 평소라면 식당에서 가장 중요한 지표 중 하나는 ‘테이블 회전율’입니다. 회전율이 빨라야 더 많은 손님을 받을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코로나로 거리두기가 시행되던 시절에는 상황이 완전히 뒤집혔습니다. 매장에 손님이 오지 않아야 안전한 상태에서 매출은 계속 만들어내야 했으니, ‘테이블 회전율’이라는 지표는 그 순간부터 아무 의미가 없어진 것이죠. 대신 ‘배달 주문 건수’나 ‘포장 재구매율’이 그 자리를 대신하게 됩니다.

이처럼 상황이 바뀔 때마다 그 시점에 맞는 새로운 KPI가 개발되고 활용되어야, KPI가 조직이 원하는 성과를 만드는 데 실제로 도움이 됩니다. 반대로 새로운 KPI를 개발하지 않고 매번 똑같은 것만 설정한다면, 지금 이 순간 정말 중요한 성과를 KPI가 전혀 반영하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는 것입니다.
식당 사례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채용 시장이 대면에서 원격으로 옮겨가면, ‘면접 참석률’보다 ‘온보딩 완료율’이 훨씬 더 중요해지고, 신규 고객 확보가 한창이던 시기와 침체기를 지나는 시기의 핵심 지표도 서로 같을 수 없습니다. 아래 표로 몇 가지 상황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이미지: 상황별 KPI 변화 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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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실제로 KPI를 재설계할 때는 어떤 순서로 접근해야 할까요? 지금부터 세 단계로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 성과의 정의가 달라졌는지부터 점검하세요 KPI를 손대기 전에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은 지표가 아니라 성과 그 자체입니다. "우리 팀이 지금 만들어내야 하는 성과가 작년과 같은가?"라는 질문을 먼저 던져야 하는 것이죠. 시장 상황, 조직의 전략, 팀에게 주어진 미션 가운데 하나라도 달라졌다면, 그 순간 성과의 정의도 함께 달라졌을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 새로운 지표 후보를 폭넓게 도출하세요 성과의 정의가 달라졌다면, 그다음은 그 성과를 확인할 수 있는 지표 후보를 최대한 많이 꺼내 놓는 단계입니다. 이 단계에서 후보를 좁게 잡으면 정작 가장 중요한 지표를 놓치게 됩니다. 양적 지표, 질적 지표, 시간 지표, 지수형 지표까지 폭넓게 펼쳐 놓고 시작하시기 바랍니다.
- 선정 원칙에 따라 다시 KPI를 선정하세요 후보가 많아졌다면 이제는 그 가운데 진짜 핵심, 즉 Key가 되는 지표를 골라낼 차례입니다. 통제 가능성, 측정 용이성, 성과목표와의 연관성 같은 선정 원칙을 기준으로 다시 골라야, 예전 KPI의 관성에서 벗어난 지표를 얻을 수 있습니다.

[이미지: KPI 재설계 3단계]
여기서 한 가지 강조해서 말씀드리고 싶은 점이 있습니다. KPI를 도출하는 과정 자체가 여러분의 성과가 만들어지는 원리를 깊이 고민하는 시간이 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매번 비슷한 KPI를 그대로 가져다 쓰면서 이 고민의 과정을 생략해 버리면, 원하는 성과가 만들어지는 원리를 이해할 기회를 스스로 날려버리는 셈이 되는 것이죠. 개인과 팀의 성과를 다양한 관점에서 고민하지 않게 되니, 더 좋은 성과를 만들기 위한 새로운 시각과 접근도 함께 사라지게 됩니다.
KPI를 도출하고 관리하는 것의 가장 큰 이점은, 그 도출 과정에서 성과에 대한 다양한 고민을 하게 되고 그 고민이 이후 업무 현장에 그대로 반영된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더 바람직한 KPI를 찾기 위한 깊이 있는 고민을 생략해 버린다면, KPI를 통해 업무 현장을 개선할 수 있는 이 이점을 제대로 살릴 수 없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 팀 KPI, 지금 재점검이 필요한 신호 아래 세 가지 중 하나라도 해당된다면, 지금이 바로 KPI를 다시 들여다볼 시점입니다.

[이미지: KPI 재점검 체크리스트]
[자주 묻는 질문]
A. KPI는 얼마나 자주 재검토해야 하나요? 정해진 주기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최소한 연 1회 정기 검토는 필요합니다. 다만 시장 상황이나 조직 전략에 큰 변화가 있었다면 연중 어느 시점이든 곧바로 재검토하시기 바랍니다. 판단 기준은 '시간'이 아니라 '성과의 정의가 달라졌는가'입니다.
B. 같은 KPI를 계속 쓰면 어떤 문제가 생기나요? 지금 이 순간 정말 중요한 성과를 지표가 반영하지 못하게 됩니다. 게다가 KPI를 새로 도출하는 과정에서 얻어야 할, 성과가 만들어지는 원리에 대한 조직의 고민과 학습 기회까지 함께 사라지게 됩니다.
C. 환경 변화 신호는 어떻게 포착하나요? 시장·고객·업무 방식 중 하나라도 이전과 달라졌는지를 먼저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현재 KPI가 팀의 실제 성과를 설명하지 못한다는 느낌이 반복된다면, 그 자체가 가장 확실한 신호입니다.
D. 중간관리자는 KPI 재설계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하나요? 중간관리자는 현장에서 가장 먼저 성과의 변화를 체감하는 위치에 있습니다. 따라서 성과 정의가 달라졌다는 신호를 조직에 전달하고, 새로운 지표 후보를 도출하는 논의를 팀 안에서 직접 이끄는 역할을 맡아야 합니다.
자, 그럼 이번 주 안에 팀 KPI 시트를 다시 한번 열어보시기 바랍니다. 작년과 똑같은 항목이 그대로 남아 있다면, 그것이 여전히 우리 팀의 진짜 성과를 설명하고 있는지부터 확인해 보세요. HR담당자분들은 조직 전체의 KPI 재설계 시점을 점검하는 계기로, 중간관리자분들은 팀 KPI를 다시 도출하는 계기로 이번 주를 활용해 보시기 바랍니다. KPI 도출 방법론에 대해 더 깊이 있는 컨설팅이 필요하시다면 직무분석 컨설팅센터로 문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