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성과란 무엇인지’ 그 정의를 배운 적이 없다 (연재②)

하나. 회사에서 그렇게 성과 성과 노래를 부르지만 정작 우리는 성과란 무엇인지 그 개념을 정확히 배운 적이 없습니다.
둘. 성과관리란, 원하는 성과가 만들어지기까지의 ‘과정’이 제대로 굴러가도록 관리하는 일입니다. 지난 1편 글의 성과의 도미노 원리의 개념으로 말하면, 마지막 도미노인 성과도미노 앞쪽에 놓인 도미노들을 순서대로 넘어가게 만드는 것이죠.
셋. 내가 ‘한 일(Do)’과 그로 인해 ‘좋아진 상태(Be)’를 구분하는 것 — 바로 이것이 KPI를 도출하는 첫 단추입니다.
"저 올해 정말 열심히 했습니다. 야근도 제일 많이 했고요."
연말 평가 면담에서 자주 나오는 말인데요. 그런데 팀장은 이렇게 되묻습니다. "그래서, 팀이나 회사에 어떤 것들이 좋아지도록 만들었나요?" 이 질문 앞에서 말문이 막혀 본 경험, 한 번쯤 있으실 겁니다.
분명 열심히 하기는 했는데, 왜 그것만으로는 성과가 되지 않는 걸까요?
지난 1편에서는 KPI가 ‘평가 점수’가 아니라 ‘성과를 만드는 도구’라는 이야기를 도미노에 빗대어 말씀드렸습니다. 이번 편에서는 그 도미노가 놓인 무대 전체, 즉 ‘성과관리’가 무엇이고 그 목적지인 ‘성과’가 대체 무엇인지부터 짚고 가겠습니다. 여기가 흔들리면 앞으로 다룰 KPI 도출이 전부 흔들리기 때문인데요.
1. 성과관리란, 결국 ‘과정’을 관리하는 일입니다
성과관리라고 하면 흔히 연말에 등급을 매기고 점수를 정산하는 장면을 떠올리십니다. 하지만 그것은 성과관리의 아주 작은 끝자락일 뿐입니다.
성과관리를 한마디로 정의하면 이렇습니다. ‘원하는 성과를 만들어 내기 위해, 그 성과가 만들어지기까지의 과정을 관리하는 것.’
여기서 핵심 단어는 ‘과정’입니다. 어떤 결과든 그것이 만들어지기까지는 반드시 과정이 있고, 그 과정이 성공적으로 굴러가야만 원하는 결과가 나옵니다. 그러니 결과가 다 나온 다음에 점수를 매기는 일은 성과관리라기보다 ‘성과 정산’에 가깝습니다. 진짜 성과관리는 결과가 나오기 전, 과정 위에서 이루어지는 것이죠.
지난 편의 도미노를 다시 떠올려 보겠습니다. 맨 뒤의 성과목표 도미노를 넘기기 위해, 그 앞에 놓인 도미노들(성과활동 → CSF)이 순서대로 넘어가도록 돌보는 일 — 바로 그 과정을 관리하는 것이 성과관리입니다. 마지막 도미노만 노려본다고 그것이 저절로 넘어가지는 않으니까요.

2. 그런데 ‘성과’가 대체 무엇일까요?
성과관리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그 목적지인 ‘성과’가 무엇인지부터 분명히 해야 합니다. 의외로 이 지점이 가장 자주 헷갈리는 곳인데요.
성과(Performance)란 ‘어떤 활동의 결과로 남는 효익’, 즉 그 일을 하기 전보다 ‘좋아진 상태’를 말합니다. 매출이 늘었다, 고객 이탈이 줄었다, 직원의 역량이 올라갔다 — 이렇게 이전과 달라진 ‘결과적 효익’이 바로 성과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구분이 하나 등장합니다. 바로 ‘Do(한 일)’와 ‘Be(좋아진 상태)’의 구분인데요.
Do는 내가 ‘한 활동’입니다. 전화를 몇 통 돌렸고, 보고서를 몇 장 썼고, 교육을 몇 시간 들었는지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반면 Be는 그 활동의 결과로 ‘좋아진 상태’입니다. 그래서 고객이 다시 주문했는지, 실무가 실제로 개선됐는지가 Be인 것이죠.
성과는 언제나 Be 쪽에 있습니다. 아무리 많은 Do를 쌓아도 그것이 어떤 Be로도 이어지지 않았다면, 안타깝지만 성과라고 부르기는 어려운 것이죠.

3. ‘열심히 했다’는 왜 성과가 아닐까요?
가장 익숙한 예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어떤 학생이 "저 이번 학기에 정말 열심히 공부했어요"라고 말합니다. ‘열심히 공부한 것’은 Do입니다. 밤늦게까지 책상에 앉아 있었다는 과정이죠.
그런데 우리가 진짜 궁금한 것은 따로 있습니다. "그래서 성적이 올랐나요?" 성적이 오른 것 — 이것이 Be이고, 이것이 성과입니다.
공부를 아무리 열심히 해도 성적이 그대로라면, 아쉽게도 성과는 없는 것입니다. 반대로 방법을 바꿔 오히려 적게 공부하고도 성적이 크게 올랐다면, 그것은 훌륭한 성과인 것이죠. 노력의 양이 아니라 결과의 변화가 성과를 가릅니다.
직장도 똑같습니다. "고객 관리를 열심히 했다"는 Do입니다. 정작 중요한 것은 "그래서 고객이 이탈하지 않고 다시 구매했는가"라는 Be입니다. "평가제도를 새로 설계했다"는 Do이고, "그 제도로 직원들이 더 몰입하게 됐는가"가 Be인 것이죠.

이 표를 보시면 우리가 평소에 ‘일했다’고 말하는 것 대부분은 왼쪽(Do)에 있습니다. 하지만 회사가, 그리고 스스로가 진짜로 얻고 싶은 것은 오른쪽(Be)에 있는 것이죠.
4. 이 구분이 왜 그렇게 중요할까요?
‘열심히’와 ‘좋아졌다’를 뭉뚱그리면, 성과관리 전체가 엉키기 시작합니다.
우선 목표가 흐려집니다. 목표를 Do로 잡으면 "전화 100통 돌리기"가 목표가 되고, 사람들은 통화 100통을 채우는 것으로 할 일을 다 했다고 느낍니다. 정작 고객이 돌아왔는지(Be)는 아무도 책임지지 않게 되는 것이죠. (참고로 이 ‘Do 목표의 함정’은 뒤 편에서 성과목표를 다룰 때 더 자세히 짚겠습니다.)
또한 KPI가 엉뚱한 곳을 가리키게 됩니다. Be가 무엇인지 흐릿한 채로 지표부터 만들면, 그저 측정하기 쉬운 활동량(Do)이 그대로 KPI가 되어 버립니다. 그러면 숫자는 올라가는데 성과는 제자리인, 지난 편에서 말씀드린 바로 그 상황이 벌어지는 것이죠.
그래서 KPI를 도출하는 모든 과정은 언제나 이 질문에서 출발합니다. "우리가 진짜로 만들고 싶은 좋아진 상태(Be)는 무엇인가?" 그리고 이 Be가 바로 다음 편들에서 다룰 ‘성과목표’의 씨앗이 됩니다.
5. 자주 받는 질문
그럼 과정(노력)은 중요하지 않다는 말인가요?
그렇지 않습니다. 과정은 성과를 만드는 ‘원인’이라 대단히 중요합니다. 다만 목표를 정하고 성과를 확인하는 ‘기준’은 언제나 결과인 Be에 두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좋은 과정(Do)은 좋은 결과(Be)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니까요.
‘성과’와 ‘성과목표’는 같은 말인가요?
조금 다릅니다. 성과는 좋아진 상태 전반을 가리키고, 성과목표는 그중에서 ‘우리가 이번에 만들어 내기로 정한’ 좋아진 상태를 말합니다. 성과목표를 어떻게 설정하는지는 다음 편들에서 양식과 함께 다루겠습니다.
우리 직무는 숫자로 표현되는 성과가 아닌데요?
Be가 반드시 숫자여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좋아진 상태’를 먼저 말로 분명히 하는 것이 우선이고, 그것을 어떻게 지표(KPI)로 측정할지는 그다음 단계의 일입니다. 숫자로 측정하는 문제는 KPI 도출 단계에서 따로 다룹니다.
KPI가 무엇을 위한 도구인지 다시 보고 싶어요.
KPI가 평가 점수가 아니라 성과를 만드는 도구라는 전체 그림은 1편에서 도미노 비유로 정리해 두었습니다. 이번 편과 함께 보시면 이해가 한결 수월합니다.
6. 오늘 해보실 점검 한 가지
이번 편을 마치며 딱 한 가지만 해보시기 바랍니다. 지난주에 내가 한 일 세 가지를 적고, 각각의 옆에 "그래서 무엇이 좋아졌는가(Be)"를 한 줄씩 적어 보세요.
Be 칸이 술술 써지는 일은 이미 성과로 연결되고 있는 것이고, Be 칸이 도무지 안 써지는 일이 있다면 그것이 바로 다시 들여다봐야 할 대상입니다. 열심히는 했는데 무엇이 좋아졌는지 말하기 어려운 일 — 성과관리는 바로 그 지점에서 시작됩니다.
다음 3편부터는 드디어 KPI를 직접 도출하는 방법으로 들어갑니다. 누구나 어렵지 않게 시작할 수 있는 Basic Level 도출법부터, 양식의 칸을 함께 채워 가며 하나씩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바로 쓰실 수 있는 양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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