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목표, ‘매출 향상’이라고만 쓰시나요? 목적어와 목적보어로 설정하는 법 (연재④)

하나. 성과목표를 설정한 것을 보면 대부분 ‘매출 향상’, ‘고객 만족도 제고’처럼 쓰십니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이 상태로는 ‘성과목표의 본질’이 사람들의 마음에 와닿지 못합니다.
둘. 성과는 영어의 5형식 동사 make와 구조가 같습니다. ‘무엇을(목적어) 어떤 상태가 되도록(목적보어) 만든다’로 나누어 적으면, 성과목표가 한 문장으로 정리됩니다.
셋. 오늘은 KPI 도출 양식의 첫 묶음인 1-1) 핵심과업 → 1-2) 목적어(O) → 1-3) 목적보어(O.C) 세 칸을 순서대로 채움으로써 올바른 성과목표를 설정해 보겠습니다.
지난 편에서 Basic Level의 세 칸(성과목표 → 성과활동 → KPI)을 조감했는데요. 오늘은 그 첫 칸인 성과목표를 실제로 채워 보겠습니다.
1. ‘매출 향상’은 목표일까요, 방향일까요?
‘매출 향상’이라는 표현에는 정보가 거의 담겨 있지 않습니다. 누구를 상대로, 무엇을, 어떤 상태로 만들겠다는 것인지가 전부 빠져 있으니까요. 방향을 가리키는 말이지 목표라고 하기는 와닿는 무엇인가가 없습니다.
문제는 그다음입니다. 성과목표가 이렇게 뭉뚱그려져 있으면 ‘그래서 무엇을 할 것인가(성과활동)’로 내려가지 못하고, 결국 지표 칸에는 ‘매출액’ 하나만 덩그러니 남습니다. 1편에서 말씀드린 도미노가 첫 칸에서 멈춰 서는 것이죠.
그래서 성과목표는 가급적 문장 형태로 설정하시길 권해 드립니다. 그리고 그 문장을 만드는 아주 편한 방법이 있습니다.
2. 성과는 영어의 make 5형식과 같은 구조입니다
성과라는 것은 영어의 5형식 동사 make와 매우 닮아 있습니다. make는 ‘make + A(목적어) + B(목적보어)’의 형태로 ‘A를 B가 되도록 만든다’는 의미를 갖는데요. 우리가 말하는 성과도 결국 ‘누군가를, 또는 무엇인가를(목적어) 어떤 상태(Be)가 되도록(목적보어) 만드는 것’이니 형태와 의미가 그대로 겹칩니다.

2편에서 성과는 Do(행동)가 아니라 Be(상태)라고 말씀드렸는데요. 목적어와 목적보어로 쪼개어 적는 순간, 그 Be가 저절로 문장 안에 들어옵니다. 이 두 칸을 따로 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이제 양식의 첫 묶음을 순서대로 채워 보겠습니다.
3. 첫 번째 칸 — 핵심과업 3~4개만 고릅니다
가장 완벽한 것은 내가 하는 모든 일에 KPI를 도출하는 것이겠지만, 그렇게 하면 지표가 너무 많아져, 도출도 관리도 감당하기 어려워집니다. KPI는 말 그대로 Key가 되는 지표이니, 핵심과업(Core Task) 중심으로 도출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먼저 빈 종이에 지금 하고 계신 일을 6~8개 정도로 정리해 보세요. 인사담당자라면 채용 및 온보딩, 인사제도 설계, 노사관계관리, 인사평가, 인사데이터 통계분석, 교육훈련, 조직문화관리처럼요. 카페 점장이라면 음료 품질 관리, 매장 운영, 직원 관리, 단골 고객 관리, 신메뉴 기획, 매장 위생 관리 정도가 되겠죠.
이때 각 과업이 서로 겹치지 않도록 정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채용 및 온보딩’과 ‘헤드헌팅사 관리’를 나란히 적으면 둘은 겹칩니다. 헤드헌팅사를 관리하는 일은 채용 활동의 일부니까요.
정리가 끝났다면 그중 업무 비중이 크고 조직의 성과와 가장 밀접한 과업 3~4개만 골라 양식의 ‘1-1) 핵심과업’ 칸에 적습니다. 내년도 KPI를 도출하시는 중이라면, 지금이 아니라 내년에 중요해질 과업을 기준으로 보셔야 한다는 점도 함께 기억해 주세요.
4. 두 번째 칸 — 이 일은 결국 누구를 위한 일인가요
핵심과업을 골랐다면, 이제 각 과업마다 ‘1-2) 목적어(O)’를 채웁니다. 질문은 하나입니다. 이 일은 궁극적으로 ‘누구를’ 또는 ‘무엇을’ 위해 하는 일인가요? 우리의 핵심 Target을 찾는 것이죠.
목적어에는 고객, 직원, CEO 같은 사람(Who)이 올 수도 있고, 우리 회사, 거래처, 옆 부서, 매출, 생산성, 만족도 같은 다른 무엇(What)이 올 수도 있습니다.
- 인사담당자의 ‘직원 채용’ 과업 → 우리 회사가 더 우수한 인재를 보유하도록
- 인사담당자의 ‘교육훈련’ 과업 → 조직 구성원들이 더 뛰어난 역량을 보유하도록
여기에 정답은 없습니다. 같은 과업이라도 조직이 처한 상황에 따라 대상이 달라질 수 있으니, 내가 이 일을 할 때 가장 염두에 두는 대상이 누구인지를 생각해서 적으시면 됩니다. 여러 과업에서 목적어가 똑같이 나와도 괜찮습니다. 앞에서 나왔다는 이유로 억지로 다른 대상을 찾으실 필요는 없습니다.
혹시 ‘조직 구성원들이’를 주어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는데요. 이 문장을 영어로 옮기면 “I will make our employees more capable.”이 되고, 여기서 our employees는 make의 목적어에 해당합니다.
5. 세 번째 칸 — 그 대상을 어떤 상태로 만들 것인가
대상을 정했다면, 이번에는 그 대상을 ‘어떻게’ 만드는 것이 중요한지를 ‘1-3) 목적보어(O.C)’ 칸에 적습니다. 영어의 목적보어 자리에 형용사·동사원형·명사·과거분사가 모두 올 수 있듯, 여기에도 네 가지 형태가 다 들어올 수 있습니다.

형용사·명사·과거분사는 모두 대상의 상태(Be)를 표현하기 때문에, 어떤 형태로 적어도 자연스럽게 성과목표가 됩니다.
주의가 필요한 건 동사 형태입니다. 동사는 말 그대로 행동을 가리키기 때문에 자칫 Do에 머무를 수 있거든요. 그래서 동사를 적으실 때는 스스로에게 한 번만 물어보시면 됩니다. “이 행동이 일어나면, 내가 원하던 결과가 이미 이루어진 것인가?”
자동차 영업사원이 “고객이 우리 차를 구입하도록”이라고 적었다면, 그 구입이라는 행동 자체가 곧 매출이고 성과입니다. 이런 경우는 동사를 적어도 좋은 성과목표가 됩니다. 반대로 “자녀가 책상에 오래 앉아 있도록”은 어떨까요? 앉아 있기만 하고 공부는 안 할 수 있으니, 이것은 진짜 목표(성적 향상)로 가는 중간 과정일 뿐입니다.
이 구분이 조금 헷갈리실 수 있는데요. 지금은 위 질문 하나만 기억해 두셔도 충분합니다. 중간 과정을 일부러 목표로 삼아야 하는 예외적인 경우와 그 판단 기준은 Advanced Level(연재⑦부터)에서 다시 짚어 드리겠습니다.
6. 완성된 표는 이렇게 생겼습니다
세 칸을 다 채우면 ‘어떤 일을 통해, 누구를(무엇을), 어떻게 만드는 것이 목표인가’가 한 장의 표로 정리됩니다. 대리점 자동차 영업사원을 예로 들어 보겠습니다.

목적어와 목적보어로 나눠 적다 보면 문장이 다소 익숙하지 않은 분들은 위 예시의 ‘정리’ 항목처럼 표현을 요약해서 쓰셔도 괜찮습니다. (추천하지는 않습니다.) ‘고객이 우리 차를 구입하도록’은 ‘차량 판매량 증대’로, ‘차량이 문제없이 수리되도록’은 ‘차량 정비불량 최소화’로 정리하는 것 처럼 말이죠.
두 가지만 더 챙겨 주세요. 첫째, 위 예시의 ‘재구매 및 지인소개 증대’처럼 다른 목표에 포함되는 항목은 상위 목표로 통합합니다. 둘째, 성과목표가 5개를 넘어가면 이후 성과활동과 지표 단계에서 복잡성이 감당하기 어려워지니 3개 이하, 최대 4개로 유지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한 가지 더 권해 드리면, 이 표를 혼자 채우기보다 그 일을 오래 해 온 분들께 물어보며 채워 보세요. 오래 같은 일을 해 온 사람은 무엇이 정말 중요한 성과인지를 몸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 대화가 조직 안에 흩어져 있던 노하우를 밖으로 꺼내는 기회가 되기도 합니다.
7. 자주 받는 질문
성과목표는 몇 개가 적당한가요?
3개 이하, 많아도 4개를 넘지 않는 것을 권해 드립니다. 성과목표 하나에서 성과활동이 2~3개씩 나오기 때문에, 목표가 5개만 되어도 관리해야 할 항목이 급격히 늘어납니다. 비슷한 목표는 통합하세요.
‘매출 향상’이라고 쓰면 정말 안 되나요?
쓰면 안 된다기보다, 그 문장으로는 성과목표에 대한 강렬한 마음을 이끌어 내기가 어렵습니다. ‘고객이 우리 차를 구입하도록 만든다’가 단지 ‘차량 판매량 증대’라는 표현보다 훨씬 더 직관적이고 와닿죠.
목적어가 여러 과업에서 똑같이 나오는데 괜찮을까요?
괜찮습니다. 앞에서 나왔다는 이유로 억지로 다른 대상을 찾지 마세요. 각 과업에서 가장 중요한 대상을 그대로 적으시면 됩니다. 목적보어도 마찬가지입니다.
목적보어에 동사를 적어도 되나요?
그 행동 자체가 곧 원하던 결과라면 괜찮습니다. ‘고객이 우리 차를 구입하도록’이 그런 경우죠. 반대로 그 행동이 다른 결과로 가는 중간 과정에 불과하다면, 진짜 원하는 상태로 바꿔 적으시는 편이 좋습니다.
핵심과업을 고르기가 어렵습니다. 기준이 있나요?
업무 비중이 크고, 조직이 올해(또는 내년) 추구하는 성과와 가장 가까운 과업입니다. 두 가지를 동시에 만족하는 것부터 순서대로 3~4개를 고르시면 됩니다.
8. 오늘 해보실 한 가지
거창하게 시작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빈 종이에 지금 하고 계신 일을 6~8개 적어 보시고, 그중 가장 중요한 하나만 골라 ‘나는 ( )이(가) ( )하도록 만든다’의 두 괄호를 채워 보세요. 그 한 문장이 오늘 설정하신 첫 번째 성과목표입니다.
성과목표가 정해졌다고 성과가 저절로 만들어지지는 않겠죠. 반드시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활동’이 뒤따라야 합니다. 다음 편에서는 양식의 두 번째 묶음인 성과활동을 무엇을(What)·어떻게(How)·언제(When)로 나누어 채워 보겠습니다.
바로 쓰실 수 있는 양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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