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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I를 '일의 목표'로 생각하지 말고 '계기판'으로 생각하세요 [성과관리 시리즈 10]

최영훈읽는 시간 11분
KPI를 '일의 목표'로 생각하지 말고 '계기판'으로 생각하세요 [성과관리 시리즈 10]

오늘은 KPI를 원래 본질에 맞게 활용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여러분들과 함께 살펴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드릴 말씀은 아래 세 줄로 요약됩니다.

ㄱ. KPI는 달성해야 할 목표가 아니라, 성과를 향해 가는 과정이 잘 가고 있는지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ㄴ. 성과행동을 잘 실행하면 그 결과로 수치가 따라 움직이는 것이지, 수치가 좋다고 성과가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ㄷ. 내가 어떤 일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영향을 받는 수치를 최대한 많이 적어 보시고, 그중 핵심성공요인을 가장 잘 대변하는 것을 KPI로 선정해 보시기 바랍니다.

1. KPI는 무엇을 보여주는 수치입니까?

지난 회까지 이 시리즈는 미션에서 출발해 성과목표와 핵심성공요인, 성과행동과 직무역량까지 여섯 단계를 설명드려 왔습니다. 오늘 설명드리는 KPI가 그 연결고리의 마지막 단계인데요.

성과행동을 성공적으로 실행하면 그에 따라 변동되는 수치들이 있습니다. 이렇게 성과행동의 영향을 받는 변동되는 수치를 성과지표라고 부릅니다. 그리고 그 여러 성과지표 가운데 핵심성공요인이나 성과목표와 상관관계가 가장 높은 것, 또는 그런 것들을 조합해서 만든 지표를 핵심성과지표, 즉 KPI라고 부릅니다. Key가 되는 성과지표라서 KPI인 것이죠.

'행복한 삶'이라는 성과목표 아래에 '건강'이라는 핵심성공요인이 있고, 그것을 확보하기 위한 성과행동이 셋 있다고 해 보겠습니다. 꾸준히 운동을 실시하면 운동횟수와 체중, 근육량이 영향을 받습니다. 몸에 해로운 음식을 멀리하고 이로운 음식을 직접 조리해 먹으면 체지방비율과 콜레스테롤 수치가 움직이구요. 정해진 시각에 자고 일어나면 기상시간과 출근시간 준수율이 달라집니다. 여기 나온 일곱 가지가 전부 성과지표이고, 이 가운데 건강을 가장 잘 대변해 주는 것을 골라내면 그것이 KPI가 됩니다.

행복한 삶이라는 성과목표에서 건강이라는 핵심성공요인, 세 가지 성과행동, 그리고 각 성과행동에서 나오는 성과지표로 이어지는 KPI의 개념도
행복한 삶이라는 성과목표에서 건강이라는 핵심성공요인, 세 가지 성과행동, 그리고 각 성과행동에서 나오는 성과지표로 이어지는 KPI의 개념도

2. KPI는 달성해야 할 목표가 아니라 과정을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이 부분을 많은 분들이 착각하고 있습니다. KPI를 직원을 평가하는 용도로만 쓰고, 성과를 향해 가는 과정을 살피는 용도로는 전혀 쓰지 않는 경우인데요. 그렇게 되면 그 수치를 좋게 만드는 것 자체가 직원의 목표가 되어 버립니다.

비행기 계기판을 떠올려 보시기 바랍니다. 계기판은 비행기가 목적지에 안전하고 정확하게 이동하도록 그 과정을 살피는 장치입니다. 방향이 틀어졌다고 계기판이 알려 주면 조종사는 그 수치를 보고 방향을 바로잡고, 고도가 낮아졌다고 나오면 고도를 올립니다. 조종사는 계기판의 숫자를 보기 좋게 만들려고 비행을 하지 않습니다. 목적지에 안전하게 닿기 위해 비행을 하고, 계기판은 그 과정을 확인하는 도구로 쓰일 뿐입니다.

KPI도 정확히 같은 용도라고 보시면 됩니다. 그런데 현장에서는 이 원칙이 잘 지켜지지 않는데요. 세 직무로 확인해 보겠습니다.

ㄱ. 영업사원이 해야 할 일은 판매량이라는 수치를 끌어올리는 것일까요? 고객이 더 만족스럽게 제품을 구입하도록 그 과정을 잘 안내하면, 그 결과로 판매량을 비롯한 여러 수치가 좋아질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ㄴ. 인사담당자가 해야 할 일은 이직률이라는 수치를 낮추는 것일까요? 직원들이 더 만족스럽게 근무할 수 있는 근무 환경을 제대로 갖추어 놓으면, 그 결과로 이직률 같은 수치가 좋아집니다.

ㄷ. 품질관리 담당자가 해야 할 일은 품질 만족도라는 수치를 올리는 것일까요? 고객이 더 좋은 품질의 제품을 받아 볼 수 있도록 관리하는 역할을 충실히 이행하면, 그 결과로 품질 만족도 같은 수치가 좋아질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세 경우가 말하는 것은 하나입니다. 자기 역할을 제대로 이행하면 수치는 그 결과로 따라온다는 것이죠. 반대로 품질 만족도가 오히려 나빠졌다면 그 수치를 붙들고 씨름할 것이 아니라, 관리하는 과정의 어디에서 문제가 생겼는지 원인을 찾아 그것을 개선하면 됩니다. 수치는 원인을 찾을 수 있도록 문을 열어주는 입구이지, 그 자체가 도착점이 절대 아닙니다.

3. 수치 하나만 보지 않고 여러 수치를 이어서 읽습니다

저자가 2018년 4월에 받은 건강검진 결과를 가지고 이 읽는 방법을 말씀드리겠습니다. 결과지에는 수백 가지 수치가 찍혀 나옵니다.

먼저 골격근·지방분석을 봅니다. 체중 72.5kg, 골격근량 32.3kg, 체지방률 21.5%로 세 수치가 모두 표준 범위 안에는 들어와 있습니다. 그런데 골격근량은 표준 범위 안에서도 상당히 아래쪽에 있고, 체지방량은 표준 범위를 벗어나기 직전에 걸쳐 있습니다. (2018년애먼 해도 이랬군요. 2021년 당뇨 판정 후에는 체중이 거의 90kg까지 불었는데 철저한 식사, 운동관리로 체지방률이 7.5 정도로 낮아졌습니다.) 근육은 모자라고 지방은 많다는 뜻이죠. 당시 저자는 산 중턱에 있는 동네에 살면서 동네를 산책하는 것 말고는 다른 운동을 전혀 하지 않았습니다. 이런 수치가 나온 데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었던 것입니다.

2018년 건강검진 인바디 측정 결과의 골격근·지방분석. 체중 72.5kg, 골격근량 32.3kg, 체지방률 21.5%
2018년 건강검진 인바디 측정 결과의 골격근·지방분석. 체중 72.5kg, 골격근량 32.3kg, 체지방률 21.5%

여기서 멈추지 않고 부위별 근육분석으로 내려갑니다. 오른팔과 왼팔, 몸통은 표준에서 한참 아래에 있는데 오른다리와 왼다리는 표준을 크게 웃돌고 있습니다. 상체와 하체의 불균형이 매우 심하다는 것이죠. 이유도 앞의 수치와 이어집니다. 산을 걸어 다녔으니 하체 근육은 많고, 상체 운동은 하지 않았으니 팔과 몸통의 근육은 모자란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기초대사량을 봅니다. 표준 범위가 1588에서 1834인데 저자의 수치는 1599로, 가까스로 비정상을 면한 값입니다. 기초대사량이 무엇인지 찾아보니 근육량과 상관이 있어서, 단백질 섭취를 늘리고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면 늘어난다고 합니다.

부위별 근육분석의 상하체 불균형과 기초대사량 1599kcal(표준 1588~1834)
부위별 근육분석의 상하체 불균형과 기초대사량 1599kcal(표준 1588~1834)

세 수치를 차례로 읽어 내려오니 전부 같은 곳을 가리킵니다. 수치 하나만 봤다면 '운동을 좀 해야겠다'에서 멈췄을 텐데, 세 수치를 이어서 읽으니 '상체 위주의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고 단백질 섭취를 늘린다'는 구체적인 행동까지 내려왔습니다. 여러분들 회사의 KPI 하나를 놓고 그 아래 딸린 수치들을 이런 식으로 이어서 읽어 보신 적이 있으십니까. 없다면 그 KPI는 아직 계기판으로 쓰이지 않고 있는 것입니다.

4. KPI를 도출할 때 반드시 지켜야 하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이제 KPI를 어떻게 도출하는지 말씀드리겠습니다. 지켜야 할 원칙이 둘입니다.

첫째, 반드시 성과목표에서 핵심성공요인, 성과행동을 거쳐 KPI에 이르는 흐름을 지나야 합니다. 많은 경우 이 흐름을 건너뛰고 직관적으로 KPI부터 정해 버리는데요. 그렇게 정한 지표는 정확도와 타당도가 떨어지고 성과와의 상관관계도 낮을 뿐 아니라, 무엇보다 관리가 되지 않습니다. 그 숫자가 어떤 행동에서 나온 것인지 아무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둘째, KPI를 정하기 전에 반드시 다양한 성과지표를 먼저 도출해야 합니다. 앞 단계에서 도출해 둔 성과행동을 하나씩 보면서, 그 행동을 잘했을 때 또는 반대로 못했을 때 영향을 받는 수치가 무엇인지 최대한 많이 적어 보시기 바랍니다. 성과행동 하나에서 여러 개의 성과지표가 나옵니다. 처음에는 몇 개 못 적으실 수도 있는데, 이렇게 고민하는 훈련이 쌓이고 업무 경험이 늘어나면 더 중요하고 다양한 지표를 도출하실 수 있게 됩니다.

지표를 많이 모아 놓았다면 그중에서 Key를 고를 차례인데요. 무엇을 기준으로 고를까요.

그 지표 앞에 있는 핵심성공요인이 기준입니다.

건강이라는 핵심성공요인 아래에서 몸무게와 근육량, 허리둘레, 체지방량, 콜레스테롤 수치 같은 지표가 나왔다면, 이 가운데 건강을 가장 잘 대변해 주는 것이 무엇인지 판단해 그것을 KPI로 선정하는 것입니다. 앞의 사례에서는 세 가지 성과행동을 모두 열심히 했을 때 가장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수치가 몸무게였기 때문에 몸무게를 KPI로 선정했습니다.

성과지표 가운데 핵심성공요인을 가장 잘 대변하는 것을 선택하거나 새로운 지표를 개발하는 KPI 선정 단계
성과지표 가운데 핵심성공요인을 가장 잘 대변하는 것을 선택하거나 새로운 지표를 개발하는 KPI 선정 단계

한 가지 덧붙이면, KPI는 도출해 놓고 그대로 두는 것이 아닙니다. 자기 분야에 대한 지식과 경험이 쌓일수록 Key를 판단하는 기준이 많아지고, 그러면 처음에 선택한 것보다 더 나은 지표를 찾아내게 됩니다. 앞의 건강 사례에서도 처음 적어 둔 목록에는 없던 목둘레가 나중에 KPI로 추가되었습니다. 목둘레가 대사증후군을 예고하는 가장 정확한 지표라는 연구 결과를 알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KPI는 한번 정하면 끝나는 것이 절대 아닙니다.

5. 체크리스트를 만들어야 KPI가 비로소 굴러갑니다

KPI를 도출한 것으로 끝이라고 생각하시면 성과는 달라지지 않습니다. 주기적으로 꺼내 보는 장치를 함께 만들어야 하는데, 그것이 KPI 체크리스트입니다.

표의 구조는 어렵지 않습니다. 세로로는 선정한 KPI와 그 아래 딸린 성과지표들을 한 줄씩 적고, 가로로는 1월과 2월, 3월로 달을 펼친 뒤 각 달 아래에 1주차부터 5주차까지와 월평균을 둡니다. 세로에는 무엇을 볼 것인지를, 가로에는 언제 볼 것인지를 놓는 것이죠. 채울 때는 먼저 앞 단계에서 선정한 KPI를 적고, 성과지표 항목에는 그 앞 단계에서 도출한 PI(Performance Indicator)들을 모두 적습니다. 그리고 각 수치를 매주 확인해 1월 1주차부터 차례로 기록해 나가시면 됩니다. 매주 관리하는 것이 부담스러우시면 주차를 빼고 월 단위로 양식을 바꿔 쓰셔도 됩니다. 양식에 나를 맞추는 것이 아니라 내 관리 주기에 양식을 맞추는 것입니다.

KPI 체크리스트 양식. 세로축에 KPI와 성과지표, 가로축에 월별 주차와 월평균
KPI 체크리스트 양식. 세로축에 KPI와 성과지표, 가로축에 월별 주차와 월평균

이 표가 채워지기 시작하면 앞의 건강검진 결과지와 똑같은 일이 벌어집니다. 수치의 변화 추이가 보이고, 그 변화에 왜 그런 이유가 있었는지 짚어 보게 되고, 문제의 원인을 찾아 어떤 개선 과제를 추진할지 내부에서 논의하게 되는 것이죠. 그 과정에서 새로운 성과지표를 추가하기도 하고, 처음 선정한 KPI보다 상관관계가 더 높은 지표를 발견하면 그것으로 바꾸기도 합니다.

이것으로 미션에서 출발해 성과목표와 핵심성공요인, 성과행동과 직무역량을 지나 KPI에 이르는 열 번의 이야기를 마칩니다. 여러분들이 맡고 계신 성과목표 가운데 하나를 골라 이 순서대로 한 바퀴 돌려 보십시오. 한 바퀴를 직접 돌려 보시면, 나머지 성과목표에는 같은 방법이 훨씬 수월하게 적용됩니다.

6. 자주 받는 질문

KPI는 몇 개가 적당합니까?

개수를 먼저 정해 놓고 거기에 맞춰 KPI를 결정하시면 안됩니다. 핵심성공요인마다 그것을 가장 잘 대변하는 지표를 고르다 보면 개수는 자연스럽게 정해집니다. 중요한 것은 개수가 아니라 그 지표가 어떤 성과행동에서 나왔는지를 설명할 수 있는가입니다.

KPI와 성과목표는 어떻게 다릅니까?

성과목표는 도달해야 하는 상태이고, KPI는 그 상태로 잘 가고 있는지 보여주는 수치입니다. 비행기로 말하면 성과목표가 목적지이고 KPI는 계기판인 것이죠. 둘을 같은 것으로 다루면 계기판 숫자를 좋게 만드는 것이 목적지가 되어 버립니다.

앞 회차가 궁금하시면 직무역량 뜻과 도출 방법, 행동을 알아도 실행하지 못하는 이유를 먼저 읽어 보십시오. KPI 체크리스트 양식은 자료실에서 내려받으실 수 있습니다.

바로 쓰실 수 있는 양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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